[암 극복할 수 있다] <3> 위암 4기 이겨내다1부 암치료, 현재와 미래가족·웃음·운동 3박자… 기적 일궜다
화물트럭 운전기사였던 이동철씨는 2004년 일감이 절반으로 줄어들어생긴 스트레스와 흡연이 부른 암을 반드시 완쾌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즐거운 마음가짐으로 이겨냈다. 다시 화물차 운전대 잡은 이동철씨 - 잔기침→생존율 10% 날벼락… '꼭 살 수 있다' 마음 다 잡아“제가 위암 4기를 이겨낸 사람입니다. 건강하게 살고 있는 저를 보면 지금도 암과 싸우고 계신 환우들에게 조금의 희망이 생기지 않을까요.” 이동철(39)씨는 위암 4기였던 사람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건강한 얼굴로 인터뷰에 응했다. 위암 4기 생존율은 기껏해야 10% 안팎. 그에게서는 전쟁터에서 이기고 돌아온 용사의 기백까지 느껴졌다.
▦기침 좀 했다고 암이라니
2002년부터 잔기침이 심했던 이씨. 동네 병원에 가봤지만 ‘기관지 천식’ ‘역류성 식도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렇게 3년을 보내다가 2005년 초 위암 판정을 받았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겠지만 남 얘기하듯 담담하게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제일 큰 종양이 6센티짜리로 식도와 위 연결 부위에 있었답니다.
림프선과 간에도 퍼져 있었죠. 더욱 절망적인 것은 CT(컴퓨터 단층촬영) 영상이었습니다. 복막에도 암세포가 모래를 흩뿌린 듯 있었던 겁니다.” 복막뿐 아니라 간 뼈 등 먼 곳까지 암이 옮겨갔다면 수술은 불가능하다. 눈에 보이는 암 덩어리를 제거해도 전신에 암세포가 퍼져 있는 탓에 언제 어디서라도 암이 재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수술도 받을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나마 운이 좋았다. 암 환자의 마지막 희망이라고 하는 항암제 임상에 참여할 기회를 얻었다. 임상시험이라는 게 약제에 대한 반응은 어떤지, 용량은 얼마나 투여해야 하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 효과를 장담할 수는 없지만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선 그에게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놓쳐서는 안 되는 마지막 한 뿌리의 지푸라기였다.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항암제를 투여한 지 한 달 만에 위암이 6센티에서 3센티로 딱 절반이 된 것이다. 그러나 희소식도 잠깐, 다섯 달 후 갑작스런 복통과 함께 피를 토하는 급박한 상황이 닥쳤다. 또다시 찾아온 죽음의 그림자였다. 헌혈백(400cc)보다 많은 핏덩이를 토하기를 여러 차례. 죽음은 삶보다 그에게 가까이 있는 듯했다. 그러나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했던가. 출혈이나 막자는 생각으로 한 수술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수술 후 병실을 찾은 외과 주치의의 말을 통해 기적은 현실이 됐다. “예상과는 달리 그동안 항암으로 주변 장기에 전이된 암이 모두 사라져서 수술이 훨씬 쉽게 끝났습니다. 위를 100% 잘라낸 후 식도와 십이지장을 바로 연결했고, 전이가 의심됐던 식도와 간 일부를 염려 차원에서 뗐습니다. 무엇보다 손댈 수 없는 복막의 암이 없어져서 다행입니다.”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던 부부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핸드폰을 꺼내 희소식을 전국 각지의 친지들에게 전했다.
▦웃음과 운동이 원동력
이 씨는 암을 이겨낸 모든 공을 아내에게 넘겼다. 암 진단을 받자마자 전 재산인 화물차와 집을 처분하고, 자신이 힘이 빠질 때마다 불호령을 내리는 야전사령관으로, 배꼽을 빼놓는 개그맨으로 항상 곁을 지켰던 아내. 앞에서는 항상 웃는 얼굴이었지만 아이 낳고 한 달 만에 몸도 추스르지 못한 채 남편 병시중을 들면서 젖이 불어 화장실에서 속알이 하며 눈물을 삼키던 아내가 없었더라면 벌써 세상을 등졌을 거라는 이 씨의 눈에도 이슬이 맺혔다.
그는 또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으로 운동을 꼽았다. “관찰기간이 끝나고 집에 오니 백일도 안 된 아기가 강보에 싸여 방에 뉘어 있었어요. ‘어떻게든 살아야 한다. 네가 저 아이를 두고 갈 수 있겠냐’는 장모님 말씀에 이제까지 참았던 눈물이 수도꼭지를 튼 것처럼 쏟아졌죠.” 이동철씨는 ‘지금 죽어도 여한이 없지만 아비 없이 클 아들이 눈에 밟히고, 과부가 될 아내가 불쌍해서’ 마음을 다잡았다. 화물차 운전기사로 남부럽지 않은 체력을 과시하던 그였지만 투병기간 동안 화장실도 걸어가지 못할 정도로 쇠약해져 있었다. 하지만 매일 집 근처 왕방산을 오르며 ‘이놈의 암들아 오늘은 100마리만 죽어라’ ‘생존율 10%에 꼭 들 수 있다’는 자기 암시를 던졌다.
▦주치의 ‘예후도 상당히 좋을 듯’
이씨의 주치의인 박숙련 국립암센터 혈액종양내과 박사는 “수술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길어야 10개월 살 수 있었던 환자가 종양의 크기가 줄어 수술을 받았고, 항암제를 끊은 채 1년 반 넘게 살고 있다는 것은 그 자체로 대단한 것”이라며 “3개월에 한번씩 CT 검사만 받고 있는데 예후는 상당히 좋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씨의 부인도 완치를 장담한다. “암 진단을 받았을 때나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때, 어느 한 순간도 암을 이겨내지 못할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5년이 아니라 수십 년간 건강하게 제 옆에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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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2> 위암수술 현장을 가다위 잘라내도 25%만 남으면 '새 삶' 문제없어내시경 확인→전기소작기로 개복→암제거 후 소장에 연결림프절로 전이 여부 재확인… 조기암 수술도 꼬박 3시간
• - 기획을 시작하며 • (1) 캠페인 자문교수 62명에 물었더니 • 교수들 76% "내가 말기암이라면 이렇게…" • 교수들은 말하는 "암은 OO다" • 이일선씨 "신불자에 암 3기였는데…" • (2) 올라가는 생존율… 희망이 보인다 • 초기 발견땐 완치… 말기와 비교 생존률 10배 • <1부> 암치료, 현재와 미래 • (1) 암치료, 현재와 미래 • (2) 위암수술 현장을 가다 • <암을 말한다> • 국립암센터 원장 "이젠 예방 집중할 때" • 日 암센터 총장 "서구형 암 늘고 위암 줄어" • 40세 이상 2년에 한번 내시경 검사를 • 암은 예방할 수 있는 질환이다 <1> • <암, 이것이 궁금해요> • 정부가 지원해주는 금액과 기간은? • 갑상선암의 재발·전이를 예방하려면? • 진통제 자주 사용하면 중독 되나요? • [독자참여] 암에 대한 모든 것
국립암센터 수술실에서 진행된 위암수술. 조기암 수술이라고는 하지만 김영우 위암센터장을 비롯해 의사 3명, 간호사 2명이 꼬박 3시간동안 달라붙어 땀을 흘린 수술이었다. 류효진기자 jsknight@hk.co.kr
암 환자의 대부분이 거쳐가는 수술실. 특히 위암은 다른 장기로 암이 퍼져 수술을 할 수 없는 3B기와 4기 환자를 제외한 70% 정도가 수술을 받는다.최근 들어서는 내시경 장비가 좋아져 암 덩어리가 다른 곳으로 퍼지지 않고 위벽에만 있는 경우 배를 열지 않고도 내시경으로 수술이 이뤄진다. 하지만 직접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가며 수술하는 것보다 확실한 것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가장 직접적인 치료가 이뤄지며, 생과 사의 경계를 넘나드는 곳, 위암 개복수술이 진행되는 국립암센터 수술실을 찾아가 봤다.
수술대 위에 한 남자가 실려 들어온다. 마취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환자에게 인공호흡기, 심박동계를 비롯해 갖가지 장비가 붙는다. 목 아래로 커튼이 쳐지고, 환자의 몸 위에 수술포가 덮혀졌다. 준비는 끝났다.
57세 남자 환자의 위암 수술을 맡은 집도의는 김영우 위암센터장. 10여년의 수술 경력이지만 조기위암이라고 소홀히 하지 않는다. 수술실 한 켠에 놓여진 모니터를 통해 내시경 영상을 꼼꼼히 재확인한 후 김 센터장은 “조기암으로 진단을 받았지만 위 상부에 암이 있기 때문에 전이가 됐다면 위 전체를 들어내야 할 지 모릅니다. 신중한 판단이 필요합니다”라며 수술을 도울 스텝들에게 당부의 말을 전했다.
수술실 간호사가 환자의 혈압, 맥박, 의식 유무를 마지막으로 확인한 후 김 센터장이 환자의 배를 가른다. 전기소작기가 살을 지져 가르기 때문에 흐르는 피도 거의 없다. 다만 흰 연기와 살 타는 냄새만 날 뿐이다.
소작기가 수 차례 지나간 후 네 개의 손이 배를 연다. 명치부터 배꼽 위까지 15㎝ 가량을 절개했지만 피하지방이 두꺼워 시야 확보가 어렵다. 집도의는 배꼽 밑까지 5㎝ 이상을 더 열었다. 이윽고 시야를 확보할 수 있도록 열려진 배를 고정하는 판이 설치됐다. 환자의 열린 배 안쪽으로 간과 대장이 보인다. 김 센터장은 손을 넣어 조심스럽게 위에 연결된 혈관 다발을 찾아 몸 밖으로 꺼낸다.
위암이 벽에만 있다면 암 덩어리만 들어내면 되겠지만 위의 근육층까지 침범한 경우가 많아 위암 수술은 대부분 위를 잘라내는 방법을 쓴다. 오늘 수술은 아래쪽으로는 위와 십이지장이 연결된 부위를, 위쪽으로는 암이 발견된 부분에서 2㎝ 위쪽을 잘라내는 수술이다.
이렇게 제거되는 위는 전체의 4분의 3에 해당한다. 위를 잘라낸 후 남은 위는 소장과 바로 이어준다. 이를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잘라낼 위에 붙어 있는 혈관을 모조리 제거하는 것. 혈관과 함께 붙어 있는 지방 덩어리를 전기소작기로 지지다가 큰 혈관이 나오면 클립으로 혈관을 막고 초음파 절단기로 자른다.
거의 20㎝에 걸쳐 연결된 지방 덩어리와 그 속에 숨은 혈관을 자르는 일은 벌레가 나뭇잎을 갉아먹듯 조금씩 진행된다. 암 세포가 퍼져 있을지도 모르는 림프절을 다치게 했다가는 환자의 뱃속에 암 세포가 볍씨 파종하듯 퍼질 수도 있는 일. 잠시라도 긴장을 늦출 수 없다.
1시간여에 걸쳐 혈관을 제거한 후 위가 잘려져 나갔다. 김 센터장은 소장의 한 부분을 찾아 구멍을 뚫고 얼마 남지 않은 위와 연결했다. 환자의 배 속에 식염수를 채우고 흡입기로 빨아내길 수 차례 반복한 후 수술 부위를 마지막으로 점검한다. 혹시라도 출혈이 있는지 확인하기 위함이다. 그것도 모자란 듯 지혈제와 상처가 빨리 아물게 하는 약을 바른 후 열려진 배를 꿰맨다.
수술을 끝났지만 집도의의 일은 아직 끝난 것이 아니다. 조금 전 환자의 몸에서 떼낸 위의 조직검사결과를 확인하고, 잘라낸 위에서 림프절을 추출해 검사실로 보낸다. 만약 암이 림프절까지 번졌다면 환자의 배를 다시 열고 남아 있는 위까지 들어내야 한다. 환자의 배가 거의 닫힐 무렵, 인터폰이 왔다. 다행히 암이 림프절까지 번지지는 않았다는 보고다.
인공호흡기와 수술포가 제거된 후 간호사가 환자를 깨운다. 이제까지 스스로 숨쉬기도 힘들었던 환자는 ‘이제 살았다’는 듯 깊은 호흡을 신음과 함께 뱉어낸다. 불과 몇분 전까지만 해도 뱃속을 드러낸 채 살아있는 것 같지 않던 육체가 스스로 숨쉬고, 소리를 낸다는 것이 경이로울 따름이다.
위의 4분의 3이 없어진 환자는 이제 새 삶을 찾았다. 김영우 센터장은 “수술을 받은 환자는 위가 작아 많이 먹을 수 없을 뿐더러 규칙적으로 생활하면서 운동도 열심히 하기 때문에 오히려 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경우가 많다”며 수술실 문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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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 1위 '국민 암'… 조기발견땐 거의 완치[암 극복할 수 있다] 1부 암치료, 현재와 미래<1회> 위암 정복에 가까이국내 의료진 '손기술' 선진국보다 뛰어나… 수술 불가능해도 표적 항암제로 큰 효과
남성 암 환자 4명 중 1명, 여성 암 환자 7명 중 1명을 차지할 정도로 많은 위암. 그래서 의사들 사이에 ‘국민 암’으로 불린다. 이 기사를 읽는 독자가 남성이라면, 위암으로 사망할 확률은 16분의 1에 달한다. 적다면 적은 확률일 수도 있지만, 누구나 한 번 이상 경험했을 로또 복권의 최소액 당첨 확률(45분의 1)보다 훨씬 높다. 위암의 위협은 생각보다 가까이 있다는 말이다.
보일 듯 말 듯한 위임의 실체
위암은 한국인과 일본인에게 많이 발병한다. 예로부터 짜게 먹는 식습관을 유지해온 두 민족이 같은 암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사실에서 일단 부적절한 먹거리가 위암의 주 원인으로 분석된다. 짜고, 탄 음식이 위암을 부른다는 연구 결과는 20년 전부터 줄곧 나왔다. 냉장고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소금에 절이거나 훈제한 음식의 섭취량이 줄어들어 위암 발병률이 낮아졌다는 분석도 신빙성 있게 제시되고 있다.
하지만 아직 위암의 실체는 완전하게 드러나지 않았다. 암세포가 위벽에 만들어지는 이유가 단순히 먹는 습관 하나 만으로 설명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각종 유전적인 이유가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이다.
실체 규명까지 갈 길은 멀지만, 최근 들어 유전적인 원인을 제외하고 가장 확증적인 병인(病因)인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이하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돼 위암 정복의 실마리가 잡혀가고 있다는데 위안을 삼을 만하다. 이용찬 신촌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헬리코박터가 거의 유일하게 밝혀진 병독(病毒) 인자”라며 “최근 네이처(Nature)지에 헬리코박터균이 위 상피세포를 파괴하는 기전에 대한 연구결과가 실리는 등 조금씩 위암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위 벽에 붙어 있는 헬리코박터균이 위의 상피조직을 파괴하면 여기에 궤양이 쉽게 생긴다는 것이다. 궤양의 망가진 세포대신 새로운 세포가 만들어지는 기회가 늘어 그만큼 돌연변이(암세포)가 생산되기 쉬워진다. 만약 헬리코박터균에 대한 예방치료 차원에서 항생제를 쓰면 어떨까. 이용찬 교수는 “감염이 의심되는 2,500만 명의 한국인 모두에게 항생제 처방으로 균을 죽이는 예방성 치료를 한다는 것은 의미 없다”며 “위암의 싹을 자른다고 항생제 처방을 하면 이후 내성이 생겨 10%나 치료성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도 있다”고 말했다.
때문에 위암 가족력이 있는 사람, 과거 위 수술을 받았거나 선종이 생긴 적이 있는 사람 등을 위암 발병의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군으로 선별, 식습관 개선프로그램을 적용하고 헬리코박터균이 있는 경우 이를 제거하는 게 우선적으로 필요하다.
다행히 최근 각국에선 염증(위염, 위궤양) 유발 물질이 어떤 유전자에서 기인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이 연구가 진전되면, 위암발병이 예상되는 사람을 유전자 검사를 통해 미리 찾아내 좀더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게 가능해진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헬리코박터균의 감염을 원천봉쇄해줄 백신의 개발을 기대해도 좋을까. 아쉽게도 아직 이 분야의 전망은 밝지 않다. 헬리코박터균은 감염되는 사람에 따라 변종이 너무 다양하기 때문에 공통적으로 예방효과를 낼 백신이 쉽게 나오기는 어려운 현실이다.
치료수준, 완치에 가까이 가 있다
위암은 비록 발병빈도 1위의 암이지만 치료성과는 다른 암에 비해 꽤 괜찮다. 이는 위암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 조기 검진을 통해 위암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도 하지만 국내 의료진의 외과수술 술기(손기술)가 미국, 일본 등 의료 선진국보다 뛰어나기 때문이기도 하다.
김영우 국립암센터 위암센터장은 “위암은 초기에 발견되면 완치율이 90%가 넘기 때문에 조기검진이 가장 효과를 거두는 암이다”며 “아울러 수술방법의 향상과 각종 항암제의 발전에 힘입어 사망률이 서서히 감소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위암치료의 방법은 다른 암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외과적 수술, 항암제 치료, 방사선 치료 등 세가지로 나눠진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위암치료는 대부분 수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면 맞다. 박희숙 순천향대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위암 수술 후 항암제나 방사선을 이용한 보조적 치료를 하느냐, 하지 않느냐가 생존율과 재발률에 영향을 준다는 국내 연구결과는 아직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수술이 잘 되느냐, 잘못 되느냐에 위암 치료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수술을 할 수 없는 수준의 위암은 치료가 불가능한 것인가.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박 교수는 “대동맥 주변 림프절이나 다른 장기에 퍼져 수술이 어려운 암이라도 개인의 특성에 잘 맞는 항암제를 투여하면 크기를 상당히 줄일 수 있다”며 “수술이 불가능한 환자 중에서도 항암제 치료로 건강한 삶을 되찾은 사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항암제의 ‘맏형’ 격인 표적항암제가 개발 중에 있어 환자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기존 항암제가 온몸의 세포가 자라나는 것을 방해해 탈모, 백혈구 수치 감소 등 부작용을 보이는 반면, 표적항암제는 암세포에만 작용해 부작용이 훨씬 적다.
초기에 발견하면 거의 대부분 완치할 수 있고, 진행성 위암이라도 암을 제거하는 기술이 발전하고 있는데다 암세포에만 작용하는 항암제가 속속 나오고 있는 것은 분명 위암 극복의 날이 멀지 않았다는 청신호다. 그러나 그에 앞서 위암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더 훌륭한 방어책이다. 염분 섭취를 줄이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는 것이 위암을 몰아내는 기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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