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y] [Whypedia!] 비틀스 '모노'가 '스테레오'보다 먼저 동난 이유는?유석재 기자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 동영상 chosun.com 기사 100자평(0) 입력 : 2009.09.26 03:42 / 수정 : 2009.09.27 11:27해체된 지 39년 된 영국의 4인조 그룹 비틀스(The Beatles)가 음반시장에 새로운 돌풍을 일으켰다. 비틀스 음반을 국내에 발매한 워너뮤직코리아는 "지난 9일 1차로 시장에 내놓은 박스세트 1500질이 금세 모두 팔렸다"고 했다.
30만원이 넘는데도 모노(mono)세트 600질은 하루 만에, 스테레오(stereo) 세트 900질은 4일 만에 품절됐다는 것이다. 왜 비틀스 음반은 '모노'와 '스테레오' 두 가지로 나왔을까?
모노와 스테레오는 음질(音質)과는 무관하다. 모노는 '한 점'에서 나오는 소리다. 스테레오는 '두 점'에서 각각 나오는 소리다. 스피커가 두 개라도 나오는 소리가 같으면 모노다. 모노와 스테레오의 차이는 입체감이다.
비틀스의 음반에 모노와 스테레오가 따로 있는 것은 그들이 1960년대 활동했기 때문이다. 당시는 세계 음반사에서 모노 녹음이 스테레오 녹음으로 이동하는 시기였다. 첫 스테레오 음반이 시장에 나온 것은 1958년이었다.
1960년대 초까지 스테레오는 시험 단계였다. 이 때문에 비틀스의 정규 음반 13종 가운데 11집인 1969년의 '옐로 서브머린(Yellow Submarine)'까지는 비틀스의 똑같은 곡들이 모노와 스테레오 녹음 두 종류로 편집됐다.
시간이 흐르면서 스테레오 선호자가 늘었다. 1963~64년에 나온 1~4집 '플리스 플리스 미(Please Please Me)' '위드 더 비틀스(With the Beatles)' '하드 데이스 나이트(A Hard Day's Night)' '비틀스 포 세일(Beatles for Sale)'은 대부분의 음반이 모노로 나왔다.
당시 스테레오 음반도 있기는 했지만 하이파이 광(狂)을 위해 극히 소량만 찍어냈다. 5집 '헬프(Help!·1965)'부터는 반대가 됐다. 12집 '애비 로드(Abbey Road·1969)'와 13집 '렛 잇 비(Let It Be·1970)'는 스테레오 음반만 나왔다.
▲ 1967년 8집 앨범‘서전트 페퍼스 론리 허츠 클럽 밴드’를 낼 당시의 비틀스. 왼쪽부터 링고 스타, 존 레논, 폴 매카트니, 조지 해리슨. / 워너뮤직코리아 제공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은 '비틀스 1~4집은 모노로만, 5집부터는 스테레오로만 나왔다'고 생각하게 됐다. 1987년에 출시된 비틀스의 CD가 이런 방식이었던 것도 오해를 키웠다.
결국 LP음반 시절 일부에 불과했던 1~4집의 스테레오 음반과 5~11집의 모노 음반은 오랫동안 잊혀졌다가 이번에 처음 CD화(化)된 것이다(11집은 일부만).
그렇다면 '디지털 리마스터링'은 뭘까. 이는 스테레오·모노와는 무관한 작업이다. 디지털화(化)된 각각의 악기 소리를 재구성해 음질을 향상시킨 것이다.
인터넷에서는 "스테레오 음반에는 비틀스 멤버의 실수가 나온다" "어떤 곡은 모노 음반에 실린 곡과 음원(音原) 자체가 다르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과연 그럴까? 새 음반을 듣고 비교해 본 결과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
'플리스 플리스 미'의 마지막 절 '난 네가 시도조차 한 적이 없다는 걸 알아'에서 스테레오 CD는 존 레논이 '아이(I)'를 '와이(Why)'로 잘못 부른 뒤 이어지는 '컴 온' 부분에서 멋쩍게 웃는 듯한 소리가 들린다. 이런 부분이 옛 모노 CD에는 없다. 모노에 있던 '프롬 미 투 유(From Me to You)'의 도입부 하모니카 소리는 스테레오에서 감쪽같이 사라졌다.
그렇다면 스테레오보다 모노 세트가 더 빨리 매진된 이유는 또 뭘까? 당시 비틀스 곡들은 모노 편집을 먼저 한 뒤 나중에 스테레오 편집을 진행했다. 이 과정에 비틀스 멤버가 간여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
때문에 '10집까지의 비틀스는 모노만으로도 완벽하다'고 보는 팬들이 있는 것이다. 투박한 맛을 주는 모노 녹음이 20대 초반의 청년들이었던 초기의 비틀스에 훨씬 어울린다고 보기도 한다. 모노 세트가 워낙 한정판이어서 희소가치가 컸다는 이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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