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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2월 07, 2010

"얼굴 너무 작게 보이려다… 잘못하면 '개(犬)턱' 됩니다"


[Why][문갑식의 하드보일드] '얼굴의 마법사' 진훈, '성형왕국'의 베일을 벗기다문갑식 기획취재부장 gsmo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 100자평(49)              입력 : 2010.02.06 08:04 / 수정 : 2010.02.06 18:25

▲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얼굴 너무 작게 보이려다… 잘못하면 '개(犬)턱' 됩니다"
"홧김에 수술하는 건 애정 찾겠다고 총들고 탈영하는 격입니다"
V라인은 예쁘지 않은 '犬턱'
코 높여 어울리는 얼굴도 적어…
정신적 열등감을 수술로 치료
전공 다른 의사들은 성형의에 수술법 배우고…
상담실장들은 환자 몰고 다니며 의사 컨트롤 하기도

"톱과 정, 망치에 끌까지 쓴다고요?" 놀라 반문하는 기자를 진훈(陳薰·44·사진) 예성형그룹 원장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야기할 때 계속 사람의 두개골(頭蓋骨) 모형을 만지작거렸다. 오래된 버릇인 것 같았다.

한국은 성형(成形)의학의 세계 최강국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이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으로 이어지는 '성형 타운'이다. 그 벨트에서 성형수술하는 병원이 1000개쯤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누구도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그곳에는 내국인이 들른다. 일본인, 중국인을 선두로 한 아시아인들이 들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온다. 그들은 여기서 1인당 적게는 200~300만원, 많게는 5000만원씩을 쓰고 돌아간다. 어마어마한 외화(外貨)벌이다.

진훈이 일하는 곳은 그 벨트의 동쪽 끝, 청담동 대로변에 우뚝 솟아 있다. 평생 사람 얼굴 고치며 살아온 그는 안면(顔面)윤곽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3차원 양악 축소술'에 관한 논문을 국제적인 학술지에 발표한 의사다. 세계 최초였다.

거기서 우리는 예뻐지려는 사람과 예쁘게 만들고자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이야기했다. 돈과 기술의 교환, '아름다움'이란 목표에 가려진 기쁨과 좌절도 이야기했다. 오늘도 그곳에선 희비(喜悲)의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을 것이다.



■신분 상승

―왜 우리가 다른 분야도 아닌 성형에서 세계 1위가 됐을까요.

"성형에 대한 욕구가 사회적으로 신분 상승이 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 같은 나라는 아무리 성형수술을 해봤자 신분상승의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신분 상승을 가져옵니다. 지나친 성형, 무분별한 성형을 비난하는 소리가 있지만 그만큼 우리가 다이내믹한 나라라는 뜻도 되지요."

―성형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적 열등감을 수술로 치료한다고 보면 됩니다. 예쁜 편인데도 '이게 싫다'는 분이 많습니다. 정신과적인, 그런 스트레스는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남녀 비율이 어느 정도입니까.

"적을 땐 1대9, 심할 때는 1대49쯤 됩니다."

 
▲ 사람 두개골을 늘 옆에 두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 진훈 원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형이 신분 상승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아무래도 20대가 많겠지요.

"같은 20대라도 학생과 직장여성이 다릅니다. 학생들은 대개 부모와 함께 내원(來院)하는 데 부모가 허락하는 범위, 즉 눈, 코 정도를 고칩니다. 경제력 있는 직장여성은 얼굴 뼈 수술, 가슴수술 등을 합니다. 보다 적극적이지요."

―가슴확대 수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많습니다. 백(Bag)이 체내에서 터져도 안전합니까?

"1세대 실리콘 백은 몸 안에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규명은 되지 않았지만요. 이후 등장한 게 생리식염수 백을 넣는 수술입니다.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터진 감촉은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가슴이 크면 미련해 보인다'는 속설(俗說)이 있었는데 왜 바뀌었을까요.

"원시시대 때 가슴 큰 여성은 동물들에게 쫓기다 많이 잡아 먹혔습니다. 그러니 남성이 원치 않았겠지요. 그랬던 트렌드가 바뀐 건 서양에서 옷을 입을 때 멋있어 보이느냐 아니냐는 논란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누구는 입어서 예쁜데 나는 안 예쁘면 화가 나지요. 연예인들의 가슴 사이즈가 거대화되면서 '저 사람들도 다 가슴성형을 하는구나'하는 의식이 퍼진 영향도 있습니다."

―30~40대는?

"주로 눈과 그 주변을 많이 손봅니다. 쌍꺼풀 외에도 앞트임, 뒤트임에 관자놀이 주변에 지방주입을 하지요. 관자놀이나 볼이 꺼지면 인상이 강팔라 보이거든요. 미국에선 이 수술이 제일 많아요."

―앞트임, 뒤트임이면 눈을 짼다는?

"앞트임은 코 주변이고 뒤트임은 반대쪽이지요. 대개 0.5~1㎜, 최대라도 1.5㎜이냅니다."

―째는 김에 더 째지, 1~2㎜로 얼굴이 달라질까요.

"더 째면 눈동자 주변 인대를 다치게 됩니다. 사실 앞트임, 뒤트임은 불만족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칼집만 남는 경우도 있고요. 인상에 거의 영향을 못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50~60대는요.

"주름 성형이 많습니다. 눈 주변이 처지면 눈이 짓무르고 전방(前方) 주시가 잘 안 되거든요. 어느 전직 대통령이 한 눈 수술이 바로 이런 종류지요."

―진 원장이 해본 최고령자는 몇 살쯤 됩니까.

"70대 중반 여성이었습니다. 역시 눈 주변 주름 성형이었고요."

■로봇

실화다. 얼굴 보고 사람 뽑는 회사 면접장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직원들은 진경(珍景)을 구경하려 몰려들었다. 그들 앞에 눈, 코, 입에 메이크업까지 똑같은 입사 지망생들이 서 있었다. 로봇 같다는 수군거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성형외과의 주 고객이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일수록 수술이 커집니다. 연예인 지망생이기에 외모가 대개 수준급이고 균형도 잡혀 있는데 더 완벽하게 고치고 싶어하니까요."

―이른바 '술집 아가씨'들이 전문으로 하는 성형이 있다는데 그건 뭡니까.

"그분들 전문병원이 있긴 합니다. 어느 병원이 잘한다고 하면 소문이 쫙 퍼지지요. 그분들은 화장을 진하게 할 때 돋보이는 걸 선호하는데 일반인들은 부자연스럽다고 싫어합니다."

―도대체 어떤 얼굴이 미인인가요.

"의학적으로 미인에 속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일돼 있습니다. 눈이 크고 옆에서 봤을 때 이마보다 턱 끝이 살짝 뒤쪽에 있는 형태입니다. 윗입술보다 아랫입술이 뒤에 있으면 도톰한 느낌이 들지요. 사진 촬영 때 '얼짱 각도'라는 게 그 기준에 따른 겁니다. 고개를 약간 숙여야 두상(頭相)보다 하관(下觀)이 작게 보이겠지요? 그럼 눈을 치켜떠야 하니 눈이 더 커 보일 테고요."

―왜 입이 나오면 미인이 아닌가요.

"그건 인류의 합의 비슷한 건데요, 동남아시아인들의 경우 입이 나와 있습니다. 그걸 사람들은 덜 세련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치아도 그래요. 치아의 길이가 너무 짧으면 경험이 없어 보이고 반대로 너무 길면 덜 세련돼 보이는 식입니다."

―자꾸 사람 얼굴 가운데 밑의 부분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듭니다. 성형에서 얼굴 가운데를 기준으로 한다면 상하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까요.

"전 2대8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턱을 포함한 안면윤곽 수술이 많은 모양인데 어떻게 합니까.

"자르지요."

―뭐로요?

"의료용 전기톱이나 끌로요."

―그래요?

"길이 3㎝, 폭이 5㎜에서 점점 가늘어지는 의료용 전동(電動) 톱이 있습니다. 경험이 적은 분들은 망치와 끌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 수술을 할 때 부작용도 있겠지요.

"사각턱을 성형할 때는 이런 일이 종종 생깁니다. 환자가 '얼굴이 안 작아졌다'고 불평하면 의사는 '내가 덜 잘랐나?'하고 생각하다 다음엔 더 자르게 되는 겁니다. 자꾸 자르다 보면 사랑니 밑의 뼈가 거의 안 남는 경우도 있지요. 이 엑스레이 사진을 보세요."

―TV에 자주 등장하는 A나 B가 그런 경우인가요?

"그런 분들이 대표적인 '개(犬) 턱'입니다. 개는 턱에 각이 없잖아요. 사람의 턱에는 일정한 각(角)이 있어야 정상인데 너무 깎아내 일어나는 일입니다.

―V라인이니 S라인이니 하는 건 뭡니까.

"V라인이 방금 이야기한 개 턱과 같은 모양입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턱을 너무 뾰족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그건 건강에도 좋지 않고 의학적으로도 그리 예쁜 게 아닙니다. S라인은 여성의 몸매를 옆에서 보고 하는 소리인데 말 자체가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용어죠."

■부작용

―혹시 '합죽이'처럼 됐다는 어느 연예인도 잘못된 수술의 결과인가요?

"그는 위와 아래 치아 2개씩 4개를 빼고 잇몸을 잘라 뒤로 이어붙인 건데 잘못된 경우입니다."

―듣다 보니 점점…. 턱을 잘라서 안으로 집어 넣는가 하면 키우기도 하고. 그럼 뭐로 붙입니까?

"나사못으로 접합합니다. 쇠나 티타늄으로 만든 게 여러 개 들어갑니다."

―몇백 년 후 요즘 사람들 미라를 보면 나사못만 남겠네요.

"뼈는 시간이 지나면 붙지만 나사못은 남습니다."

―성형은 엄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급적 해서는 되지 않는 수술은 어떤 게 있습니까.

"일례로 광대뼈인데요, 많은 분이 오해합니다. 그런 분들일수록 상담해보면 광대뼈 수술이 불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광대뼈는 얇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볼만 처져 울상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성형을 원하는 이들은 대개 눈, 코, 입 순(順)으로 하면서 '턱은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는 턱이 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턱 수술에도 금기(禁忌)가 있습니까.

"아주 중요한 게 저작근(咀嚼筋)이라고 음식물을 씹는 근육인데요, 소위 '사각턱'인 분 중에 그 근육을 절반 혹은 3분의 1씩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작근은 그냥 놔둬도 70~80대가 되면 30% 정도 감소하는데 그걸 그렇게 잘라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와!

"턱 깎는 걸 두려워하는 환자를 위해 그런 수술을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잘못하면 합병증이 생겨 입이 안 벌어지거나 빨대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주걱턱도 따지고 보면 턱의 문제가 아니라 치아 교정이 선행돼야 할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코 수술도 많이 한다는데.

"사람 코는 미간(眉間) 사이가 제일 낮아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코를 높인답시고 지방을 주입한다든가 하면 비정상적인 모양이 나오지요."

―한 연예인이 그런 경우 아닌가요?

"코를 높여서 어울리는 얼굴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분은 실리콘을 주입했다가 너무 티가 나 다시 제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 얼굴은 한번 손을 대면 되돌리기가 힘들 텐데, 왜 이런 몰상식한 일들이 벌어질까요.

"미남 미녀는 선글라스를 씌워놔도 눈에 확 뜨이는 법입니다. 몇만 관중이 들어찬 잠실야구장에서 카메라가 미남 미녀를 찾아내는 게 같은 원리지요. 미남 미녀는 눈이 제일 중요하지만 눈 수술은 별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소피 마르소가 나이 들어도 미모를 유지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눈 작은 어느 연예인 같은 경우 별의별 수단을 다 써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 코는 너무 튀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입이 가장 변화의 가능성이 큰 부분이 됩니다. 그런데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건 소위 상담실장들 때문일 겁니다."

―그들은 의사가 아니지요?

"최근 하나의 직업이 됐는데요. 소수 사례긴 하지만 상담실장이 의사를 컨트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보여준답시고 의사와 딜(Deal)을 하거나 환자를 병원으로 몰고 다니는 거지요. 강남에서만 200명 가까이 돌아다니고 있을 겁니다."

―전공이 성형외과가 아닌 의사들이 성형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지요.

"제가 알기로 성형외과의 의사번호가 2000번 정도인데 은퇴했거나 다른 일에 봉직하는 분을 제외하면 개원의(開院醫)가 1000명 정도 될 겁니다. 강남에 성형수술하는 곳이 1000곳 정도인데 그 중 40%는 전문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은 대개 성형외과의에게 수술법을 배워서 하지요."

■미학

진훈은 서울 여의도고를 나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경기도 분당에서 개업했다. 그 뒤 BK성형외과 등을 거쳐 지금의 예성형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부친도 진단방사선과 의사였다고 한다.

전공을 결정할 때 그는 외과(外科)에 남고 싶었다. 그러나 의원을 열었을 때 '시시한 일'만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성형외과를 택했다. 그는 "성형외과의가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길 듣는 건 드물다"고 했다.

―그만큼 불만이 많은 건가요?

"일반 외과나 내과는 의사가 종료를 선언해야 치료가 끝납니다. 환자들이 고마움을 그때 표하지요. 성형외과의는 몇달 후 부기가 빠져야 치료가 종료되는데 그럼 고맙다는 이야길 들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끼리는 '몇달 후 환자에게 전화가 오면 겁이 난다'는 말을 합니다. 십중팔구 불만이 있는 분일 테니까요."

―지금까지 3000~5000명을 수술했다는데 불만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1년에 10명 정도? 그런 분들은 두 부류입니다. 저를 신뢰하면 재수술을 해 드리고 믿지 못하면 수술비를 환불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요. 성형외과의는 자동차보험 같은 보험에도 가입합니다. 분쟁이 생기면 손해사정인이 나와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조정하고 그래도 안되면 소송을 해야지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으려면 미학(美學)도 공부했겠습니다.

"어떤 것이 아름답느냐는 의학적으로, 회화나 조각 같은 분야에서 이미 기준이 마련돼 있습니다. 한번쯤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분들은 주의할 게 있어요. 절대 '내가 보기에 이곳을 손보고 싶다'고 미리 결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왜요?

"의사가 보는 관점과 다른 경우가 많으니까요. 또 한가지는 홧김에 하지 말라는 겁니다."

―홧김이라니?

"일례로 부부 관계에 금이 갔거나 애인과 결별했을 때를 말합니다. 배우자가 바람이 난 것은 상대가 미인이어서가 결코 아니거든요. 단지 '이 사람이 내 배우자가 아니라서'라는 측면이 더 강합니다. 애인과 헤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형으로 해결하려는 건 떠나간 여자 찾아 총 들고 탈영(脫營)하는 것과 같지요. 그럼 돌아오겠어요? 더 도망가버리지요."

―성형 중독(中毒)은 어떤 경우에 해당되나요.

"몇번을 하면 성형 중독이다, 이런 기준은 있을 수 없고요. 주변의 가족이나 친지가 모두 말리는데도 성형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 범주에 있다고 봐야지요. '예뻐지는 게 꼭 필요하다'는 마음가짐을 탓할 순 없습니다. 단 꼭 의사와 상의하라는 겁니다."

―성형수술한 1000명의 사진을 놓고 연구한 적도 있다지요?

"수술을 똑같이 해도 어떤 사람의 얼굴은 마음에 드는데 어떤 사람은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그 문제를 파헤쳐보기 위해 무작위로 추출해 사진을 리뷰해본 적이 있어요. 어떤 부분이 잘됐고 못됐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 결과 전체 성인 중에 약 30%가 주걱턱이 아니고 정상 교합(咬合)인데도 아래 턱이 약간 큰 것으로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개발한 게 '3차원 입체 양악 축소술'이지요? 세계 최초로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도 게재했고.

"위 아래 턱을 잘라 각도를 맞추는 것인데 3차원 입체이기 때문에 2㎝ 정도 교정 효과를 냅니다. 실제로 턱만 깎는 것은 그보다 못해 눈에 뜨이게 달라보이지요."

―성형수술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화(外貨) 가득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10년 전부터 부산으로 많이 오고 중국인들은 7~8년 전부터 옵니다만 성격이 달라요. 수술비 싸다고 태국 가서 성형수술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본도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선진국이기 때문에 큰 수술은 꺼립니다. 주로 보톡스 주사나 필러를 맞는 건데 그게 일본보다 비용이 저렴하지요. 중국 환자들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우리 성형외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계를 사용해서 하는 분야를 제외하곤 세계 1등일 겁니다."

―일반인을 예로 들 순 없고 독자들이 잘 아는 연예인을 예로 든다면 누가 미인인가요.

"한예슬·김태희·한가인씨가 미인이지요. 웃을 때는 한예슬씨가 더 낫고요. 한 때 미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분은 미인의 기준으로 볼 때는 하위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단한 미인으로 인식합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진 원장 스스로의 얼굴을 손 본 적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없다"고 했다. 이번엔 "기자의 얼굴은 어떻게 수술하면 미남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진훈은 기다렸던 질문이 나왔다는 듯 씩 웃었다.

"20~30대는 골격이 중요합니다. 그 후는 젊어 보이는 데 무게를 둬야 합니다. 선생님은 모발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10년은 젊어 보일 겁니다. 굳이 한가지 더하자면 치아를 깨끗하고 크게 보이게 하는 수술이…."

마지막 질문, '당신은 어떤 성형외과의냐'는 것이었다. 그는 "전 고객이 원하는 수술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수술을 해주는 의사"라고 했다. 두 차례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그의 목소리는 한 번도 높아지지 않았다.

토요일, 2월 06, 2010

방귀는 ‘대장활동 정상’이라는 신호


[조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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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한마디 (1)
원장원의 알기 쉬운 의학 이야기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우리, 방귀 튼 사이야.” 요즘 연인들 사이에서 친밀도를 나타내는 말이라고 한다. TV 예능 프로그램에선 여자 출연자들이 남편 앞에서 방귀를 참기 위해 고생한 에피소드로 웃음을 만들어내곤 한다. 이처럼 웬만큼 친밀한 사이가 아니면 감추고 싶은 게 바로 방귀다. 그러나 방귀는 정상적으로 창자가 활동하고 있다는 중요한 신호다. 여자는 방귀를 뀌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오히려 여자들이 남자보다 방귀를 더 많이 뀐다는 보고도 있다. 평균적으로 어른은 보통 하루에 5~20번 방귀를 뀌며 한 번에 25~100mL의 가스를 방출한다고 한다.

방귀로 나오는 가스는 음식을 삼킬 때 들어오는 공기가 일부 포함되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장으로 내려온 여러 가지 음식물이 대장 내에 살고 있는 세균에 의해 발효되면서 발생한다. 대장에서 생기는 가스의 대부분은 수소와 이산화탄소인데, 주로 탄수화물 섭취로 발생한다. 양파·아스파라거스, 보리나 밀 같은 곡류 등 섬유질이 많은 음식은 소장에서 잘 분해되지 않아 대장으로 넘어온다. 사탕이나 껌에 많은 자일리톨, 소비톨은 소장에 이들을 분해하는 효소가 없어 대장으로 넘어온다. 탄수화물이 대장으로 넘어오면 대장에서 많은 양의 수소, 이산화탄소가 생성되지만 이 가스들은 냄새가 나지 않는다.

방귀에서 냄새가 나는 경우는 대장에서 만들어지는 가스의 1%에 해당하는 유황이 함유된 가스(황화수소·메탄가스·암모니아·지방산) 때문이다. 유황성분은 브로콜리, 양배추, 견과류에 많이 들어 있다. 빵이나 맥주에 첨가물로도 잘 들어간다. 유황성분은 메티오닌, 시스테인 같은 아미노산에도 많이 함유돼 있기 때문에 단백질 섭취 후에 냄새가 심한 방귀가 생긴다. 소리가 나지 않는 ‘도둑방귀’는 유황성분이 소량씩 나오는 경우로, 수소와 이산화탄소가 대량으로 나오는 ‘대포방귀’보다 냄새가 고약한 경우가 많다.

음식물이 원인인 경우도 있지만 일부 당뇨병 약이나 비만 치료제가 방귀를 만들어내기도 한다. 이들 약물은 탄수화물이 소장에서 흡수되는 것을 막는 작용기전 때문에 가스가 많이 생긴다. 항생제를 장기간 복용해 장내의 정상 세균들이 감소하는 것도 방귀를 만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방귀가 많이 나오거나 냄새가 심해도 질병 때문인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복통, 식욕감소, 체중감소, 변비나 설사가 동반된 경우라면 진료를 받아 보는 것이 좋다. 실제로 대장암이나 궤양성 대장염이 심한 경우에는 메탄가스가 더 많이 방출된다는 보고도 있다.

방귀를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식사할 때 쩝쩝거리거나 국물을 벌컥벌컥 마시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소리 나는 방귀를 줄이기 위해서는 채소·보리 등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게 좋다. 냄새 나는 방귀를 줄이기 위해서는 육류·맥주 등의 섭취를 줄인다. 요구르트 등 유산균이 풍부한 식품을 먹으면 장내의 나쁜 세균이 감소하고 정상 세균이 증가해 가스 생산이 적어질 수 있다. 악취가 심한 경우는 비스무스란 약물을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이 약은 황화수소 같은 악취를 내는 물질과 결합해 악취를 9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고 한다.

외국에서는 숯을 넣어 악취를 흡수하는 내의(內衣) 혹은 패드도 판다고 하는데, 국내에는 알려진 게 없다. 이렇게 불편한 방귀도 너무나 반가운 경우가 있다. 병원에서는 수술 후 장운동이 돌아왔는지를 방귀로 판단한다. 방귀가 나와야 식사를 하도록 하는데, 이는 청진기로 장음을 듣는 것보다 훨씬 더 신뢰성이 높다고 한다. 오늘도 외과 병실에서는 간호사가 수술받은 환자가 방귀 뀌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경희대 의대 교수 가정의학 전문의


북 “미군 유해 발굴해 놨으니 가져가라”



기사
나도 한마디 (19)
2010.02.07 11:01 입력 / 2010.02.07 13:37 수정
김정일 금고까지 말라가자 돈 될 곳마다 손 내밀어
"중앙선데이, 디시전메이커를 위한 신문"

한반도 정세를 둘러싼 움직임이 분주하다. 중국의 왕자루이(王家瑞)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6일 오후 평양에 도착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북특사인 린 파스코 유엔 사무국 정무 담당 사무차장이 9∼12일 평양 방문을 앞두고 이날 서울로 왔다. 통일부는 8일 북측과 개성에서 금강산·개성 관광 재개를 위한 남북 실무회담을 개최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 같은 흐름에는 북한 측 동인이 크다. 북한은 연례 행사이긴 하나 왕자루이 중국 당 연락부장을 초청했고, 그동안 거부해 온 유엔 사무총장의 특사 방북도 받아들였다. 우리 당국이 금강산 관광 회담 개최 조건으로 ‘신변 안전 문제를 협의할 수 있는 책임 있는 북한 당국자를 실무회담에 넣어야 한다’고 하자 명단을 수정·통보했다. 북측은 회담 대표에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참사, 조평통 서기국 책임부원,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과장을 포함시켰다. 북한은 6일 지난해 말 북한 인권 문제를 제기하며 무단 입북한 미국 국적의 로버트 박씨를 43일 만에 베이징 공항을 통해 석방했다.

북한의 이 같은 움직임은 대북 제재 해제와 평화협정 논의를 요구하며 6자회담을 거부해 온 입장에서 선회하는 전주라는 분석도 있지만 경제적 지원을 우선 얻어 내기 위한 상황 모면용 제스처란 시각도 상당하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39호실 금고는 물론 국가 전체의 국고가 바닥나는 중”이라며 “외부에서 북한으로 들어가는 현금이 상당 부분 차단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 정권의 붕괴가 임박했다고 하긴 어렵지만 북한의 상황이 아주 심각하다는 것이다. 그는 “수백만 아사자가 발생한 1990년대 중반의 위기와도 질적으로 다른 양상”이라며 “북한 주민들이 시장 체제에 맛을 들였고 개방사회를 직간접으로 경험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른 당국자는 “최근 국정원이 ‘북한의 화폐개혁과 시장 통제 이후 인플레이션, 생필품 부족 등으로 사회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권력층의 이반과 쿠데타 등이 일어날 수도 있다’는 했를 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북한이 손을 내민 분야는 모두 현금이 되는 분야다. 지난달 27일 북한은 서해 함포 사격 도발을 하면서도 유엔사를 통해 미측에 미군 유해 발굴사업 재개를 제안했다. 북측은 “우리가 다른 공사를 하면서 미군 유해를 발굴해 놨다. 수고하지 말고 와서 가져가기만 하면 된다. 또 당시 지형을 알고 있는 노인들이 사망하고 있는데 그전에 작업을 마쳐야 하지 않겠나”며 ‘호소’했다고 한다. 미측은 아직 답을 주지 않고 있다. 미측은 96년부터 2005년까지 북한 내 유해 공동 발굴작업으로 229구의 시신을 발굴하고 2800만 달러를 줬다. 당국자는 “미측이 비용 지불방식 변경 등의 문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북한이 현금 압박에 시달린 것은 지난해 핵실험 후 유엔 제재가 발동하면서다. 수차례 차단된 무기 수출은 북한의 대표적인 현금원이다. 북한에서 출항하는 선박에서 발견된 무기는 무조건 압수되기 때문에 수주국의 주문량이 급감하고 있다는 게 정부 분석이다.

최근 김정일 위원장의 비자금을 관리하는 39호실의 김동운 실장이 해임되고 화폐개혁 실패 책임을 물어 박남기 당 계획경제부장도 해임됐다는 보도가 나왔다. 정부 당국자는 “해임이 확인되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 유럽연합(EU) 27개국이 북한의 핵심 인사를 대상으로 취한 출입국 금지, 자산 동결, 역내 송금 금지 등 조치가 북한 권력층에 상당한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국정원선 ‘쿠데타 가능성’ 보고

EU는 당시 김영춘 인민무력부장과 김동운 당 39호실장, 전병호 노동당 군수공업 비서, 김 위원장의 매제인 장성택 당 행정부장을 제재 리스트에 올렸다.

남한에서 올라가는 현금줄도 개성공단 근로자의 임금 지급을 제외하면 거의 끊겼다. 2008년 7월 박왕자씨 피살사건 이후 금강산·개성 관광이 중단됐고, 해주산 모래 반입도 지난해 4월 이후 끊어졌다. 2008년 모래 대금은 2000만 달러로 금강산 관광 1년치 금액과 비슷하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측의 대북 지원도 과거와 다르다. 중국은 지난해 10월 원자바오 총리가 방북해 무상원조 2000만 달러를 포함한 약 30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했으나 제한적 지원만 하고 있다. 외교 소식통은 “중국이 대북 지원량을 조절하고 있어 북한이 왜 찔끔찔끔 주느냐고 불만을 전달하는 것으로 들었다”며 “방북한 왕 부장이 추가 지원 문제와 6자회담 재개를 연계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북한이 단순히 현금 확보가 아니라, 3남 정은(28)의 후계체제 안정과 2012년 ‘강성대국’실현을 위해 대외정세를 안정시키고자 유화 제스처를 보이는 측면도 있다”면서 “문제는 강성대국을 위한 재정 확보 차원에서 화폐개혁을 단행, 주민들의 달러를 회수하려 한 것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양국은 현재로선 북한이 핵 포기 의사가 없는 것으로 보고, ‘전략적 인내(Strategic Patience)’를 기조로 북한의 자세 변화를 기다린다는 입장이다. 미 헤리티지 재단의 에드윈 풀너 이사장은 지난달 12일 강연에서 “오바마 정권 출범 이후 무제한 개입정책이 북한의 비핵화를 달성할 것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은 거의 없어졌다”면서 “김 위원장의 불안정한 건강과 조여 오는 국제 제재, 화폐개혁 이후 사회 불안은 북한에 위험한 변화의 불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지난 5일 필립 크롤리 미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북한 화폐 개혁은 주민들에게 재앙”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페루에 기증한 대한민국 공군기





  

우리 정부가 페루에 무상 양도한 A-37 지상공격기 8대가 4일 수도 리마의 군 기지에 도착한 가운데 한 신부(왼쪽)가 이 공격기에 축복을 내리는 종교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정부는 이번 양도를 페루 전력 증강 사업에 대한 한국 방산업체 참여의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페루는 A-37을 대테러 작전과 마약퇴치 임무에 투입한다. [리마 AFP=연합뉴스]

김현우 (auk816)
비행기에 축복하시는 신부님...좀....... (02.06 08:59)

화요일, 2월 02, 2010

광고 제작자가 말하는 PPL의 세계


간접광고 이달부터 전면 허용 … 광고 제작자가 말하는 PPL의 세계


이달 1일부터 간접광고가 본격적으로 허용됐다. 기존엔 간접 광고의 법적 근거가 없어 브랜드를 테이프로 가리거나, 화면에서 모자이크 처리하는 식으로 막았지만 이제는 가리지 않고 제품을 내보낼 수 있게 됐다.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는 최근 간접광고에 대한 보고서에서 “광고주 입장에선 국내 드라마가 해외에 수출될 경우 별도의 마케팅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해외시장에 제품을 광고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대형 광고제작사 중 유일하게 PPL팀을 이끄는 이노션의 임범(41·사진) 브랜드플레이스먼트팀장은 “PPL이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는 PPL을 스토리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 시청자들의 거부감을 줄이는 것이 포인트”라고 강조했다. 그는 “소규모 PPL 전문 대행사(에이전시)들이 난립했던 시장이 급속히 대형 광고제작사 위주로 재편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국내 PPL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화됐다. 임 팀장은 2004년 공동제작을 맡았던 드라마 ‘불새’에 아이리버의 MP3 플레이어를 등장시켜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이 제품을 널리 알렸다. 주인공 이서진이 MP3 플레이어업체 부사장이라는 설정이었다.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등장한 포르테 자동차, 드라마 ‘카인과 아벨’에 등장한 쏘렌토R도 임 팀장의 작품이다. 6·25 전쟁을 소재로 한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 PPL로 허쉬초콜릿도 등장시켰다.



드라마 ‘아이리스’ 14회에 주인공 이병헌의 차로 등장한 K7. 이병헌이 주차장에서 스마트 키를 누르자 사이드 미러가 자동으로 펴지는 장면.

가장 최근엔 드라마 ‘아이리스’가 PPL로 화제를 모았다. 제작사가 기획 단계에서부터 롯데호텔, 서울시, 쇼핑몰 가든파이브 등 많은 기업과 기관을 끌어들였다. 그중 임 팀장의 작품은 이병헌의 차로 등장했던 기아차의 K7과 이병헌·김태희가 묵은 제주도 해비치 호텔이다. ‘아이리스’는 PPL로 제작비의 3분의 1 정도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촬영에 들어간 뒤에야 신차 생산이 시작되는 바람에 K7은 11회 촬영분부터 등장했다. 그나마 출시 전 촬영용 차량을 따로 급히 만들었기에 가능했다. 개정 법이 발효되기 전이라 로고를 테이프로 가리거나 카메라 각도를 조정해 브랜드가 안 나오게 하느라 애를 먹었다. 


막바지 촬영 일정이 촉박해 제주도 신을 찍을 땐 새 차 문에 붙은 파란색 스펀지도 못 뗀 채 촬영을 했다가 나중에 허겁지겁 컴퓨터 그래픽으로 지웠다고 한다.


자동차 PPL에서는 금기 사항이 있다. 차를 폭파하면 안 된다. ‘아이리스’에서도 K7을 폭파하겠다는 제작진을 설득하느라 애를 먹었다. 결국 단종 모델인 ‘아벨라’가 대신 폭파됐다. 드라마가 인기를 끌자 K7의 신차 발표회 때는 ‘아이리스’ 장면이 영상자료로 쓰였다.


임 팀장은 “제작비가 많이 드는 대작 드라마에는 PPL의 역할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PPL 시장이 정착된 미국 할리우드의 경우 영화 제작비의 30% 정도를 PPL로 마련하고 있다. 일본의 광고회사 덴쓰는 도요타를 소재로 한 드라마를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 임 팀장은 “소비자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실생활과 비슷한 상황에서 제품을 쓰는 장면이 자연스레 노출되는 것이 PPL의 강점”이라면서 “PPL 허용 첫해인 올해 협찬을 포함한 간접광고 시장 규모는 1000억원 정도로 예상한다”며 “그 규모는 해가 갈수록 급속히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지영 기자


◆간접광고(PPL·Product Placement)=드라마나 영화에 홍보를 원하는 제품을 등장시키는 광고 기법. 전체 프로그램 시간의 5%, 전체 화면의 4분의 1을 넘지 못한다.

최지영 기자 [choiji@joongang.co.kr]   

월요일, 2월 01, 2010

막걸리 90%가 수입쌀… 무늬만 전통술?

[박순욱 기획팀장의 경제 돋보기] 막걸리 90%가 수입쌀… 무늬만 전통술?

박순욱 기획팀장 swpark@chosun.com
기사 100자평(0)              입력 : 2010.02.02 03:28

▲ 박순욱 기획팀장 수입쌀이 3배 더 값싼 탓… 국산쌀 쓰면 150원 올라
막걸리 폭발적 열풍도 국내 농가엔 도움 안돼
최근 '국민 술' 대접을 받으며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막걸리의 90% 이상이 국산쌀이 아닌 수입쌀을 원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막걸리 시장의 확대가 우리 쌀 농가에는 정작 별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심지어 수입쌀로 만든 막걸리가 '전통 한국술' 이미지를 띠고 버젓이 수출까지 해왔다.

특히, 막걸리는 주세(酒稅)가 5%밖에 안돼, 약주(주세 30%), 소주(72%), 맥주(72%) 등 다른 술에 비해 높은 가격경쟁력을 갖고 있다. 그러나 '수입쌀이 국산의 3분의 1 가격'이라는 이유로 막걸리업체 대부분이 국산 쌀을 외면해왔다.

그동안 소비자들은 수입쌀 막걸리에 왜 열광했을까? 수입쌀로 만든 줄 몰랐기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막걸리 병의 성분 표시란에는 '원산지 표시'가 돼 있지 않다. 그래서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수입쌀 막걸리를 마시면서도 이 같은 사실을 모를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오는 7월부터 막걸리 원료에도 원산지를 표시하도록 할 예정이다.


▲ 오랫동안 소외받았다가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부활한 막걸리. 그러나 시중에 팔리는 막걸리에는 원료 원산지 표시가 없다. 그래서 국산 막걸리를 외국쌀로 만들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 이준헌 객원기자 heon@chosun.com ◆유통 막걸리, '전통술' 인정 못받아

막걸리는 수백 년을 이어온 우리의 대표적인 전통술이다. 그러나 정작 시중에 나와있는 막걸리의 99% 이상은 정부로부터 '전통술' 인정을 받지 못했다. 농림수산식품부로부터 '전통술' 인정을 받으려면 100% 국산쌀(이 중 50%는 직접생산)로 만들어야 하지만 이 같은 조건을 충족시킨 업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전통술 인정을 받을 경우 현행 주세(5%)의 절반(2.5%)을 감면해 준다. 농식품부 식품유통정책관실 김종실 서기관은 "현재 전국에 780여개 막걸리 제조업체(면허취득 기준)들이 있지만, 이중 정부로부터 전통술 인정을 받은 업체는 15개 업체뿐"이라고 말했다. 전통술로 인정 받은 막걸리가 전체 중 1% 안팎이라는 설명이다.

농식품부는 작년 한 해 동안 막걸리용으로 쓰인 쌀과 밀이 3만5000t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쌀 2만5000t 중 수입쌀은 1만8000t, 국산쌀이 7000t 정도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작년 한 해 막걸리 원료로 쓰인 쌀이 약 6만t에 달하며, 이 중 수입 쌀이 90%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국의 군소 막걸리 양조업체가 500개가 훨씬 넘어 정부에서도 정확한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막걸리 업체들이 사용하는 수입쌀은 정부가 쌀시장의 전면개방을 유예하기 위해 1995년부터 미국·중국 등으로부터 들여오고 있는 의무수입물량(MMA) 쌀이다. 막걸리 업체들이 수입쌀을 직접 수입해온 것은 아니지만, 수입쌀 막걸리 시장의 확대는 결과적으로 외국 쌀농가에 보탬을 주고 있는 실정이다.

 ◆국산쌀로 만들어도 제조원가 큰 차이 없다

막걸리 업체들이 그동안 우리 쌀을 외면해온 이유는 가격 때문이었다. 수입쌀이 훨씬 싸다. 실제로 작년 기준으로 수입쌀(공급가 기준)과 국산쌀 가격 차이는 약 3배에 달했다. 그러나 막걸리 한 병에 드는 생산원가 중 원재료인 쌀이 차지하는 비중이 10~20% 정도밖에 안된다. 국산쌀로 대체하더라도 생산원가 상승분은 병당(750mL, 알코올 6도 기준) 150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정도의 원가상승은 현재의 이윤에서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 가격을 올리더라도 병당 생산원가 상승분(150원 안팎) 정도만 반영할 경우 소비자들의 가격저항도 거세지 않을 것이란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국산쌀을 사용하면 우리 농가에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간다. 수입쌀 대신 우리 쌀로 막걸리를 만들 경우 병당 200원 정도를 쌀농가에게 안겨주는 것으로 파악됐다.


▲ 국내 쌀 막걸리는 90% 이상이 수입쌀로 만들지만 막걸리 회사들은 대부분 원산지 표 시를 하지 않는다. 국내 한 유명 탁주의 원료표시도‘백미 90%’라고만 되어 있다. / 전기병 기자 gibong@chosun.com ◆국산쌀 막걸리, 시동 걸렸다

전통술인 막걸리만큼은 국산쌀로 만들자는 움직임이 최근 일고 있다. 국내 막걸리 시장의 절반 정도 점유율을 갖고 있는 서울탁주협회(장수막걸리, 월매막걸리)는 지난해 12월 8일부터 '월매 막걸리' 원료를 수입쌀에서 100% 국산쌀로 대체했다. 농식품부와 손잡고 서울탁주를 비롯해 34개 업체들이 같은 시기에 한시적으로 국산쌀 막걸리(막걸리 누보)를 생산하기 시작한 것.

서울탁주협회 이동수 회장은 "처음엔 3개월만 국산쌀을 사용할 계획이었지만, 수출 비중이 높은 월매 막걸리는 계속 국산쌀로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 서울탁주는 충청도 진천에 대규모 막걸리 공장을 만들고, 이곳에서 만드는 월매 막걸리의 경우 100% 국산쌀을 쓰기로 했다. 월매막걸리는 수입쌀에서 국산쌀로 원료를 바꾸면서 출고가가 200원 정도 올렸다. 생산원가 상승분만 소비자 가격에 반영한 셈이다.

이동수 회장은 "시장의 반응을 지켜본 뒤 장수 막걸리도 국산쌀로 바꾸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오는 11월에 열리는 G20 정상회담에는 우리 쌀로 만든 장수막걸리를 공급하고 싶다"고 말했다.

산사춘 등 약주로 유명한 배상면주가 역시 이달부터 기존 수입쌀 막걸리보다 '150원' 비싼 국산쌀 막걸리를 내놓기 시작했다. 국산쌀 사용 생산원가만큼만 가격을 올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