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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2월 07, 2010

"얼굴 너무 작게 보이려다… 잘못하면 '개(犬)턱' 됩니다"


[Why][문갑식의 하드보일드] '얼굴의 마법사' 진훈, '성형왕국'의 베일을 벗기다문갑식 기획취재부장 gsmoo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기사 100자평(49)              입력 : 2010.02.06 08:04 / 수정 : 2010.02.06 18:25

▲ 일러스트=정인성 기자 1008is@chosun.com "얼굴 너무 작게 보이려다… 잘못하면 '개(犬)턱' 됩니다"
"홧김에 수술하는 건 애정 찾겠다고 총들고 탈영하는 격입니다"
V라인은 예쁘지 않은 '犬턱'
코 높여 어울리는 얼굴도 적어…
정신적 열등감을 수술로 치료
전공 다른 의사들은 성형의에 수술법 배우고…
상담실장들은 환자 몰고 다니며 의사 컨트롤 하기도

"톱과 정, 망치에 끌까지 쓴다고요?" 놀라 반문하는 기자를 진훈(陳薰·44·사진) 예성형그룹 원장은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야기할 때 계속 사람의 두개골(頭蓋骨) 모형을 만지작거렸다. 오래된 버릇인 것 같았다.

한국은 성형(成形)의학의 세계 최강국이다. 그중에서도 중심이 신사동~압구정동~청담동으로 이어지는 '성형 타운'이다. 그 벨트에서 성형수술하는 병원이 1000개쯤이라고 추정할 뿐이다. 누구도 정확한 숫자를 모른다.

그곳에는 내국인이 들른다. 일본인, 중국인을 선두로 한 아시아인들이 들른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온다. 그들은 여기서 1인당 적게는 200~300만원, 많게는 5000만원씩을 쓰고 돌아간다. 어마어마한 외화(外貨)벌이다.

진훈이 일하는 곳은 그 벨트의 동쪽 끝, 청담동 대로변에 우뚝 솟아 있다. 평생 사람 얼굴 고치며 살아온 그는 안면(顔面)윤곽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3차원 양악 축소술'에 관한 논문을 국제적인 학술지에 발표한 의사다. 세계 최초였다.

거기서 우리는 예뻐지려는 사람과 예쁘게 만들고자하는 사람들의 세계를 이야기했다. 돈과 기술의 교환, '아름다움'이란 목표에 가려진 기쁨과 좌절도 이야기했다. 오늘도 그곳에선 희비(喜悲)의 쌍곡선이 그려지고 있을 것이다.



■신분 상승

―왜 우리가 다른 분야도 아닌 성형에서 세계 1위가 됐을까요.

"성형에 대한 욕구가 사회적으로 신분 상승이 되지 않는 나라에서는 별로 생기지 않습니다. 미국 같은 나라는 아무리 성형수술을 해봤자 신분상승의 가능성이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신분 상승을 가져옵니다. 지나친 성형, 무분별한 성형을 비난하는 소리가 있지만 그만큼 우리가 다이내믹한 나라라는 뜻도 되지요."

―성형을 하는 이유가 뭘까요.

"정신적 열등감을 수술로 치료한다고 보면 됩니다. 예쁜 편인데도 '이게 싫다'는 분이 많습니다. 정신과적인, 그런 스트레스는 누구나 갖고 있습니다."

―남녀 비율이 어느 정도입니까.

"적을 땐 1대9, 심할 때는 1대49쯤 됩니다."

 
▲ 사람 두개골을 늘 옆에 두고 있는 성형외과 전문의 진훈 원장. "우리나라 사람들은 성형이 신분 상승과 관계가 깊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 이진한 기자 magnum91@chosun.com
―아무래도 20대가 많겠지요.

"같은 20대라도 학생과 직장여성이 다릅니다. 학생들은 대개 부모와 함께 내원(來院)하는 데 부모가 허락하는 범위, 즉 눈, 코 정도를 고칩니다. 경제력 있는 직장여성은 얼굴 뼈 수술, 가슴수술 등을 합니다. 보다 적극적이지요."

―가슴확대 수술 부작용으로 목숨을 잃었다는 뉴스가 많습니다. 백(Bag)이 체내에서 터져도 안전합니까?

"1세대 실리콘 백은 몸 안에서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논란이 있었습니다. 규명은 되지 않았지만요. 이후 등장한 게 생리식염수 백을 넣는 수술입니다. 사망하는 경우는 거의 없고요, 터진 감촉은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가슴이 크면 미련해 보인다'는 속설(俗說)이 있었는데 왜 바뀌었을까요.

"원시시대 때 가슴 큰 여성은 동물들에게 쫓기다 많이 잡아 먹혔습니다. 그러니 남성이 원치 않았겠지요. 그랬던 트렌드가 바뀐 건 서양에서 옷을 입을 때 멋있어 보이느냐 아니냐는 논란이 등장하면서부터입니다. 누구는 입어서 예쁜데 나는 안 예쁘면 화가 나지요. 연예인들의 가슴 사이즈가 거대화되면서 '저 사람들도 다 가슴성형을 하는구나'하는 의식이 퍼진 영향도 있습니다."

―30~40대는?

"주로 눈과 그 주변을 많이 손봅니다. 쌍꺼풀 외에도 앞트임, 뒤트임에 관자놀이 주변에 지방주입을 하지요. 관자놀이나 볼이 꺼지면 인상이 강팔라 보이거든요. 미국에선 이 수술이 제일 많아요."

―앞트임, 뒤트임이면 눈을 짼다는?

"앞트임은 코 주변이고 뒤트임은 반대쪽이지요. 대개 0.5~1㎜, 최대라도 1.5㎜이냅니다."

―째는 김에 더 째지, 1~2㎜로 얼굴이 달라질까요.

"더 째면 눈동자 주변 인대를 다치게 됩니다. 사실 앞트임, 뒤트임은 불만족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칼집만 남는 경우도 있고요. 인상에 거의 영향을 못 미친다고 보면 됩니다."

―50~60대는요.

"주름 성형이 많습니다. 눈 주변이 처지면 눈이 짓무르고 전방(前方) 주시가 잘 안 되거든요. 어느 전직 대통령이 한 눈 수술이 바로 이런 종류지요."

―진 원장이 해본 최고령자는 몇 살쯤 됩니까.

"70대 중반 여성이었습니다. 역시 눈 주변 주름 성형이었고요."

■로봇

실화다. 얼굴 보고 사람 뽑는 회사 면접장에 난리가 났다고 한다. 직원들은 진경(珍景)을 구경하려 몰려들었다. 그들 앞에 눈, 코, 입에 메이크업까지 똑같은 입사 지망생들이 서 있었다. 로봇 같다는 수군거림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성형외과의 주 고객이 연예인 지망생이라는 소문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일수록 수술이 커집니다. 연예인 지망생이기에 외모가 대개 수준급이고 균형도 잡혀 있는데 더 완벽하게 고치고 싶어하니까요."

―이른바 '술집 아가씨'들이 전문으로 하는 성형이 있다는데 그건 뭡니까.

"그분들 전문병원이 있긴 합니다. 어느 병원이 잘한다고 하면 소문이 쫙 퍼지지요. 그분들은 화장을 진하게 할 때 돋보이는 걸 선호하는데 일반인들은 부자연스럽다고 싫어합니다."

―도대체 어떤 얼굴이 미인인가요.

"의학적으로 미인에 속하는 기준이 있습니다. 그건 동서양을 막론하고 통일돼 있습니다. 눈이 크고 옆에서 봤을 때 이마보다 턱 끝이 살짝 뒤쪽에 있는 형태입니다. 윗입술보다 아랫입술이 뒤에 있으면 도톰한 느낌이 들지요. 사진 촬영 때 '얼짱 각도'라는 게 그 기준에 따른 겁니다. 고개를 약간 숙여야 두상(頭相)보다 하관(下觀)이 작게 보이겠지요? 그럼 눈을 치켜떠야 하니 눈이 더 커 보일 테고요."

―왜 입이 나오면 미인이 아닌가요.

"그건 인류의 합의 비슷한 건데요, 동남아시아인들의 경우 입이 나와 있습니다. 그걸 사람들은 덜 세련돼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치아도 그래요. 치아의 길이가 너무 짧으면 경험이 없어 보이고 반대로 너무 길면 덜 세련돼 보이는 식입니다."

―자꾸 사람 얼굴 가운데 밑의 부분을 이야기하는 느낌이 듭니다. 성형에서 얼굴 가운데를 기준으로 한다면 상하가 어느 정도 비중을 차지할까요.

"전 2대8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요즘 턱을 포함한 안면윤곽 수술이 많은 모양인데 어떻게 합니까.

"자르지요."

―뭐로요?

"의료용 전기톱이나 끌로요."

―그래요?

"길이 3㎝, 폭이 5㎜에서 점점 가늘어지는 의료용 전동(電動) 톱이 있습니다. 경험이 적은 분들은 망치와 끌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 수술을 할 때 부작용도 있겠지요.

"사각턱을 성형할 때는 이런 일이 종종 생깁니다. 환자가 '얼굴이 안 작아졌다'고 불평하면 의사는 '내가 덜 잘랐나?'하고 생각하다 다음엔 더 자르게 되는 겁니다. 자꾸 자르다 보면 사랑니 밑의 뼈가 거의 안 남는 경우도 있지요. 이 엑스레이 사진을 보세요."

―TV에 자주 등장하는 A나 B가 그런 경우인가요?

"그런 분들이 대표적인 '개(犬) 턱'입니다. 개는 턱에 각이 없잖아요. 사람의 턱에는 일정한 각(角)이 있어야 정상인데 너무 깎아내 일어나는 일입니다.

―V라인이니 S라인이니 하는 건 뭡니까.

"V라인이 방금 이야기한 개 턱과 같은 모양입니다. 요즘 젊은 여성들은 턱을 너무 뾰족하게 해달라고 하는데 그건 건강에도 좋지 않고 의학적으로도 그리 예쁜 게 아닙니다. S라인은 여성의 몸매를 옆에서 보고 하는 소리인데 말 자체가 도발적이고 자극적인 용어죠."

■부작용

―혹시 '합죽이'처럼 됐다는 어느 연예인도 잘못된 수술의 결과인가요?

"그는 위와 아래 치아 2개씩 4개를 빼고 잇몸을 잘라 뒤로 이어붙인 건데 잘못된 경우입니다."

―듣다 보니 점점…. 턱을 잘라서 안으로 집어 넣는가 하면 키우기도 하고. 그럼 뭐로 붙입니까?

"나사못으로 접합합니다. 쇠나 티타늄으로 만든 게 여러 개 들어갑니다."

―몇백 년 후 요즘 사람들 미라를 보면 나사못만 남겠네요.

"뼈는 시간이 지나면 붙지만 나사못은 남습니다."

―성형은 엄정한 기준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가급적 해서는 되지 않는 수술은 어떤 게 있습니까.

"일례로 광대뼈인데요, 많은 분이 오해합니다. 그런 분들일수록 상담해보면 광대뼈 수술이 불필요한 경우가 많습니다. 광대뼈는 얇기도 하지만 잘못하면 볼만 처져 울상이 되는 경우가 많지요. 성형을 원하는 이들은 대개 눈, 코, 입 순(順)으로 하면서 '턱은 무섭다'고 생각합니다. 실제는 턱이 우선순위가 되는 경우가 많지요."

―턱 수술에도 금기(禁忌)가 있습니까.

"아주 중요한 게 저작근(咀嚼筋)이라고 음식물을 씹는 근육인데요, 소위 '사각턱'인 분 중에 그 근육을 절반 혹은 3분의 1씩 잘라내는 수술을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저작근은 그냥 놔둬도 70~80대가 되면 30% 정도 감소하는데 그걸 그렇게 잘라내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와!

"턱 깎는 걸 두려워하는 환자를 위해 그런 수술을 강요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잘못하면 합병증이 생겨 입이 안 벌어지거나 빨대로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주걱턱도 따지고 보면 턱의 문제가 아니라 치아 교정이 선행돼야 할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코 수술도 많이 한다는데.

"사람 코는 미간(眉間) 사이가 제일 낮아야 정상입니다. 그런데 코를 높인답시고 지방을 주입한다든가 하면 비정상적인 모양이 나오지요."

―한 연예인이 그런 경우 아닌가요?

"코를 높여서 어울리는 얼굴이 생각보다 그리 많지는 않습니다. 그분은 실리콘을 주입했다가 너무 티가 나 다시 제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람 얼굴은 한번 손을 대면 되돌리기가 힘들 텐데, 왜 이런 몰상식한 일들이 벌어질까요.

"미남 미녀는 선글라스를 씌워놔도 눈에 확 뜨이는 법입니다. 몇만 관중이 들어찬 잠실야구장에서 카메라가 미남 미녀를 찾아내는 게 같은 원리지요. 미남 미녀는 눈이 제일 중요하지만 눈 수술은 별 효과를 볼 수 없습니다. 소피 마르소가 나이 들어도 미모를 유지하는 걸 보면 알 수 있어요. 눈 작은 어느 연예인 같은 경우 별의별 수단을 다 써도 소용이 없을 겁니다. 코는 너무 튀지만 않으면 괜찮습니다. 그렇다면 입이 가장 변화의 가능성이 큰 부분이 됩니다. 그런데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건 소위 상담실장들 때문일 겁니다."

―그들은 의사가 아니지요?

"최근 하나의 직업이 됐는데요. 소수 사례긴 하지만 상담실장이 의사를 컨트롤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자기 능력을 보여준답시고 의사와 딜(Deal)을 하거나 환자를 병원으로 몰고 다니는 거지요. 강남에서만 200명 가까이 돌아다니고 있을 겁니다."

―전공이 성형외과가 아닌 의사들이 성형수술을 하는 경우도 많지요.

"제가 알기로 성형외과의 의사번호가 2000번 정도인데 은퇴했거나 다른 일에 봉직하는 분을 제외하면 개원의(開院醫)가 1000명 정도 될 겁니다. 강남에 성형수술하는 곳이 1000곳 정도인데 그 중 40%는 전문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분들은 대개 성형외과의에게 수술법을 배워서 하지요."

■미학

진훈은 서울 여의도고를 나와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뒤 경기도 분당에서 개업했다. 그 뒤 BK성형외과 등을 거쳐 지금의 예성형그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의 부친도 진단방사선과 의사였다고 한다.

전공을 결정할 때 그는 외과(外科)에 남고 싶었다. 그러나 의원을 열었을 때 '시시한 일'만 하게 되는 게 아닌가 싶어 성형외과를 택했다. 그는 "성형외과의가 환자들에게 '고맙다'는 이야길 듣는 건 드물다"고 했다.

―그만큼 불만이 많은 건가요?

"일반 외과나 내과는 의사가 종료를 선언해야 치료가 끝납니다. 환자들이 고마움을 그때 표하지요. 성형외과의는 몇달 후 부기가 빠져야 치료가 종료되는데 그럼 고맙다는 이야길 들을 수가 없습니다. 저희끼리는 '몇달 후 환자에게 전화가 오면 겁이 난다'는 말을 합니다. 십중팔구 불만이 있는 분일 테니까요."

―지금까지 3000~5000명을 수술했다는데 불만율이 어느 정도인가요.

"1년에 10명 정도? 그런 분들은 두 부류입니다. 저를 신뢰하면 재수술을 해 드리고 믿지 못하면 수술비를 환불하는 등의 조치를 하지요. 성형외과의는 자동차보험 같은 보험에도 가입합니다. 분쟁이 생기면 손해사정인이 나와 양측의 의견을 종합해 조정하고 그래도 안되면 소송을 해야지요."

―그렇게 많은 사람의 운명을 결정지으려면 미학(美學)도 공부했겠습니다.

"어떤 것이 아름답느냐는 의학적으로, 회화나 조각 같은 분야에서 이미 기준이 마련돼 있습니다. 한번쯤 성형수술을 받으려는 분들은 주의할 게 있어요. 절대 '내가 보기에 이곳을 손보고 싶다'고 미리 결정하지 말라는 겁니다."

―왜요?

"의사가 보는 관점과 다른 경우가 많으니까요. 또 한가지는 홧김에 하지 말라는 겁니다."

―홧김이라니?

"일례로 부부 관계에 금이 갔거나 애인과 결별했을 때를 말합니다. 배우자가 바람이 난 것은 상대가 미인이어서가 결코 아니거든요. 단지 '이 사람이 내 배우자가 아니라서'라는 측면이 더 강합니다. 애인과 헤어졌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성형으로 해결하려는 건 떠나간 여자 찾아 총 들고 탈영(脫營)하는 것과 같지요. 그럼 돌아오겠어요? 더 도망가버리지요."

―성형 중독(中毒)은 어떤 경우에 해당되나요.

"몇번을 하면 성형 중독이다, 이런 기준은 있을 수 없고요. 주변의 가족이나 친지가 모두 말리는데도 성형을 계속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면 그 범주에 있다고 봐야지요. '예뻐지는 게 꼭 필요하다'는 마음가짐을 탓할 순 없습니다. 단 꼭 의사와 상의하라는 겁니다."

―성형수술한 1000명의 사진을 놓고 연구한 적도 있다지요?

"수술을 똑같이 해도 어떤 사람의 얼굴은 마음에 드는데 어떤 사람은 아쉬운 점이 있었어요. 그 문제를 파헤쳐보기 위해 무작위로 추출해 사진을 리뷰해본 적이 있어요. 어떤 부분이 잘됐고 못됐는가를 알아보기 위해서요. 그 결과 전체 성인 중에 약 30%가 주걱턱이 아니고 정상 교합(咬合)인데도 아래 턱이 약간 큰 것으로 나타나더군요."

―그래서 개발한 게 '3차원 입체 양악 축소술'이지요? 세계 최초로 권위있는 학술지에 논문도 게재했고.

"위 아래 턱을 잘라 각도를 맞추는 것인데 3차원 입체이기 때문에 2㎝ 정도 교정 효과를 냅니다. 실제로 턱만 깎는 것은 그보다 못해 눈에 뜨이게 달라보이지요."

―성형수술을 비판적으로 보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외화(外貨) 가득에 도움이 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10년 전부터 부산으로 많이 오고 중국인들은 7~8년 전부터 옵니다만 성격이 달라요. 수술비 싸다고 태국 가서 성형수술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일본도 상대적으로 우리보다 선진국이기 때문에 큰 수술은 꺼립니다. 주로 보톡스 주사나 필러를 맞는 건데 그게 일본보다 비용이 저렴하지요. 중국 환자들은 완전히 반대입니다."

―우리 성형외과의 수준이 어느 정도인가요.

"기계를 사용해서 하는 분야를 제외하곤 세계 1등일 겁니다."

―일반인을 예로 들 순 없고 독자들이 잘 아는 연예인을 예로 든다면 누가 미인인가요.

"한예슬·김태희·한가인씨가 미인이지요. 웃을 때는 한예슬씨가 더 낫고요. 한 때 미인의 대명사로 알려진 분은 미인의 기준으로 볼 때는 하위지요. 그런데도 사람들은 대단한 미인으로 인식합니다."

인터뷰가 끝날 즈음 "진 원장 스스로의 얼굴을 손 본 적은 있느냐"고 물었다. 그는 "없다"고 했다. 이번엔 "기자의 얼굴은 어떻게 수술하면 미남이 되겠느냐"고 물었다. 진훈은 기다렸던 질문이 나왔다는 듯 씩 웃었다.

"20~30대는 골격이 중요합니다. 그 후는 젊어 보이는 데 무게를 둬야 합니다. 선생님은 모발 관리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럼 10년은 젊어 보일 겁니다. 굳이 한가지 더하자면 치아를 깨끗하고 크게 보이게 하는 수술이…."

마지막 질문, '당신은 어떤 성형외과의냐'는 것이었다. 그는 "전 고객이 원하는 수술이 아니라 고객에게 필요한 수술을 해주는 의사"라고 했다. 두 차례 만나 이야기하는 동안 그의 목소리는 한 번도 높아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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