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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1월 21, 2010

'본토영어' 몰락하고 ‘콩글리시’ 뜬다


영어의 미래를 재단할 칼자루는 인도가 쥐고 있다. 선진국의 업무를 대행하고 있는 인도의 한 콜센터.


‘잉글리시’ 지고 ‘콩글리시’ 뜬다?
중국·인도·한국 국력 커지면 국제공용어도 달라져

김형근의 미래, 미래사 이야기
영어의 몰락


몇 개월 전의 일이다. 국내 모 대학에서 교육학을 가르치는 캐나다 출신 한 교수를 만났다. 그런데 건네받은 그의 명함에서 재미 있는 사실을 발견했다. 영어로 된 명함에 휴대전화를 ‘핸드폰(hand phone)’이라고 표기해 놓았던 것이다.

사실 이상할 것은 아무 것도 없다.

핸드폰이라면 어디서나 통할 수 있는 영어다. 다만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점잖고 학식 있는 사람들은 핸드폰이라는 일본식 영어 대신 ‘모바일폰(mobile phone)’이나 ‘셀룰러폰(cellular phone)’이라는 단어를 쓰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생각했던 필자에게는 약간 의외였다는 말이다.

하기는, 언어의 가장 기본적 속성이 의사전달이라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이라고 생각한다면 영어식이니 일본식이니 굳이 가릴 필요는 없다. 정통 영어를 필요로 하는 신문기사나 방송기사 속의 영어가 아니라면 대충 넘어가도 될 일이다. 더구나 그 교수의 부인이 한국인이라고 하니 능히 그럴 만했다.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사람보다 제2외국어로 쓰는 사람이 훨씬 많을 때 영어의 미래는 어떻게 변할까? 더구나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미국과 맞먹을 정도로 경제력도 막강한 국가의 국민들이라면 말이다. 조금은 강도 높은 표현으로 영어의 몰락을 짚어보고 싶은 것도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다.

분명 앞으로 영어의 지배력은 현저히 줄어들 것이다. 세계를 제패했던 미국이라는 제국이 몰락하기 때문에 모국어인 영어도 따라서 몰락할 것이라는 말이 아니다. 물론 그 위세는 다소 줄어들겠지만 아이스크림제국 미국은 앞으로도 상당기간 강대국으로 남을 것이다.

그러나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가 줄고, 제2의 언어로 영어를 사용하는 인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 자동적으로 영어의 위력은 사라질 것이며, 소위 스탠더드 정통 영어는 자취를 감출 가능성이 많다는 것이다. 먼 장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현재 영어가 봉착한 문제다.

출산율 저하 등으로 영어를 모국어로 쓰는 인구는 급속히 줄어드는 데 반해 오히려 우리나라나 중국 등 영어를 제2외국어로 쓰는 인구가 늘고 있다. 이것이 왜 문제인가? 일본 사람들이 쓰는 영어가 본토 영어와 다르듯, 비영어권 사회에서 쓰는 영어는 정통 영어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과학기술은 속도가 아찔할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앞으로의 10년은 과거의 10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역동적이며 변화무쌍하다. 과거 30년 동안 이렇게 변해오면서 우리의 문화와 일상적 패턴까지 모두 바뀌었다. 10년 전만 해도 현재 우리가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이토록 빨리 진화하리라고 생각한 사람은 거의 없다.

컴퓨터 또한 마찬가지다. 정보의 저장을 넘어 정보 교환 수단의 웹 2.0이 출현하리라고 생각한 사람도 별로 없었을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변화하는 세계 속에서 우리는 살고 있다.

중국과 인도의 등장

과학과 기술의 변화와 더불어 우리의 변화를 가중시키는 것은 국제무대에서 중국과 인도의 등장이다. 이제 이 두 신흥 경제국을 빼놓고 세계의 미래를 논한다는 것은 용납할 수 없는 일이 돼버렸다. 비단 경제력에서뿐만 아니다. 10억 명을 넘는 엄청난 인구를 앞세운 두 국가가 세계화 대열에 나란히 동참할 때 세계의 문화, 그리고 세계의 언어지도가 어떻게 바뀔 것인지에 대한 예측은 충분히 가능하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화가 고개를 쳐들기 시작할 때만 해도 영어가 세계를 지배할 것이라는 데 의문을 제기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적어도 중국이 새로운 세력으로 등장할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그럼에도 영어는 여전히 국제 공용어다. 특히 과학기술분야에서 영어는 국적을 불문한 필수 언어다.

우리는 과학기술 관련 분야에 종사하고 있지 않더라도 그 영향 속에서 살고 있다. 바로 현대 과학기술의 상징인 인터넷 속에서 호흡하고 있다. 인터넷 공용어는 바로 영어다. 이를 부정하는 사람은 없다. 인터넷으로 대변되는 정보화사회의 위력은 앞으로 점점 더 강해질 것이다.

인간도 그 속에서 진화할 것이다. 그렇다면 영어의 위력도 점점 강해지고, 머지않은 장래에 영어는 그야말로 명실상부한 세계 공용어가 돼야 할 것 아닌가? 합당한 추론이다. 그러나 정말 그럴까? 영어의 세력은 점점 강해질까? 답은 아니다. 10여 년 전의 일이다. 제주도를 국제자유도시로 만들면서 이 지역을 영어 공용화 지역으로 만들자는 논의가 활발히 전개됐다.

당시 분위기는 국제자유도시로 만들면 서양사람들이 떼거지로 몰려와 그야말로 홍콩이나 싱가포르를 능가하는 국제적 제주도가 되고, 제주도 주민들이 돈도 잘 벌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지금은 그러한 주장이 모두 물 건너 간 것으로 안다. 현실성이 없는 발상이었기 때문에…. 당시 제주도 영어 공용화 추진과 함께 전국적으로 영어를 공용화하자는 주장이 강하게 일었다.

이러한 주장에 앞장선 전직 외교관이자 모 대학 총장이었던 한 인사의 주장은 매우 그럴듯했다. “이제 영어는 필수다. 세계화에 걸맞은 미래의 인재는 영어에서 나온다. 영어를 따로 배우려면 엄청난 돈이 든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모두 똑같이 배울 수 있도록 차라리 공용화가 낫지 않겠는가?”

요즘 영어몰입교육으로 인해 영어교육에 수십 조원에 이르는 천문학적 비용이 들어가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선견지명이 있는 주장이었다. 사실 요즘 영어교육은 영어 공용화 정책을 넘어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여기저기서 아우성이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흐지부지 끝났다. 도를 넘은 발상인 데다 중국이 급부상하면서 중국어 열풍이 불기 시작했기 때문이었다.

5년 전 서울 특정 지역에서 일부 철없는 부모들이 나중에 자식들이 커서 유들유들한 본토발음으로 유창하게 영어를 하도록 해주겠다면서 혀를 수술해줬다는 기사가 나와 우리의 이맛살을 찌푸리게 했다. 그들은 왜 그렇게 본토발음에 집착했을까? 영어 발음이 유들유들해져 본토인과 다를 바가 없게 되면 노다지라도 쏟아져 들어올 것이라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본토에서 아나운서라도 시키려는 것이 부모의 꿈이었는지는 알 수 없다. 대통령인수위원회의 이경숙 위원장의 “아륀지” 발언은 두고두고 그의 화려한 경력에 먹칠하는 비난과 조롱의 대상이 됐다.

영어 공용화 주장부터 혀수술, 그리고 ‘아륀지 파문’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일들을 일단 좋은 눈으로 보자. 치열한 삶의 현장에서 생존경쟁을 위한 몸부림으로 말이다. 생존을 위한 노력만큼 중요한 것이 어디 있겠는가? 그러나 문제가 있다. 그러한 치열한 노력이 과연 값어치가 있는 것이었을까? 과연 미래를 내다보는 판단이었을까?

영어는 교양언어로 전락

이들에게는 안타깝게도 머지않아 영어는 몰락한다. 표현이 너무 과하다면 말을 조금 바꾸자. 영어는 영향력이 점차 줄어들면서 쇠퇴해갈 것이다. 영어의 강세는 결코 계속되지 않는다. 영어는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사람들에 의해 유지된다. 영어를 말하는 사람은 여전히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처럼 필수가 아닌 교양언어의 하나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영어의 미래를 재단할 칼자루는 인도가 쥐고 있다. 또한 중국이 쥐고 있다. 결코 허언이 아니다. 영어의 중심축은 현재 정통 영국영어에서 미국영어로 옮겨가 있다. 이는 또다시 인도영어(인딩글리시)로 넘어갈 것이다. 이에 덧붙여 곧 중국영어(칭글리시)가 새롭게 등장할 것이다. 인도는 말할 것도 없고, 조만간 영어를 유창하게 말하는 중국사람이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보다 더 많아질 것이다.

우리나라도 상당한 인구가 영어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영어 강국이다. ‘콩글리시’도 대단한 영어가 된다. 일본식 영어가 국제무대에서 위력을 발휘한 지는 오래다. 이처럼 모국어 인구에 의한 영어는 위력을 잃게 되고, 오히려 아시아에 의해 영어의 명목이 유지될 것이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의 부총리이자 교육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정부가 2012년부터 과학과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정책을 포기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영어몰입교육의 일환으로 2003년부터 과학과 수학을 영어로 교육해 왔다. 왜 과학과 수학인가? 간단하다. 먼저 수학부터 말하자면, 수학은 모든 과학의 기초다.

광범위한 물리학과 천문학을 비롯해 최근에는 생명공학의 하이라이트인 단백질 연구에서도 수학은 당연히 필수다. 뿐만 아니다. 증권을 비롯해 각종 금융분야에서 분석과 판단을 내리는 데도 수학은 광범위하게 쓰인다. 과학에 대해서는 부연설명이 따로 필요 없다. 미국이 과학기술을 주도하는 한 영어는 과학기술 분야의 공용어라는 점이다.

이런 상황에서 말레이시아의 영어 교육은 다시 말해 국제화에 걸맞은 인재를 양성하겠다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한때 이를 본받아 영어몰입교육을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2008년도 영어몰입교육 논의에서 몰입교육에 찬성한 많은 정치가와 학자들이 그 사례로 들었던 나라가 바로 말레이시아였다.

그런데 말레이시아가 서둘러 이 정책을 포기하고 나선 것이다. 말레이시아는 왜 수학과 과학의 영어교육정책을 포기하기로 결정했을까? 간단하다. 학생들의 과학·수학 성적이 그렇게 향상되지 않았으며, 기대했던 만큼 국제화에 걸맞은 인재양성 효과도 내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다.

또 다른 이유는 도시 학생들에 비해 말레이어를 주로 사용하는 농촌의 학생들에게 이런 형태의 수업은 오히려 부담만 가중시킨다는 것이었다. 어려운 개념을 영어 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구태여 영어로 가르쳐야 하는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말레이시아는 그 영토 상당부분이 영국의 식민지였다.

영어를 공용어로 쓰지는 않지만, 전통적으로 영어가 널리 쓰였다. 그런 나라에서도 과학과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에 문제가 나타났다는 결론이다. 우리나라에서 과학과 수학을 영어로 가르치면 어떤 결과가 나타날까? 일부 학자는 역사를 포함해 국어를 뺀 전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자는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 정도면 정책 입안이라기보다 영어 전도사라는 편이 더 어울릴 것이다. 어쨌든 우리나라도 엄청난 에너지를 영어에 투자하고 있다. 영어의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변수는 우선 두 가지다. 모국어 인구다. 그리고 세계화의 주축이 되고 있는 경제력의 변화다. 따라서 가까운 장래에 영어에 가장 극적 변화를 초래할 요인은 우선 영어 사용자의 구성 비율이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들보다 제2언어로 쓰는 사람들이 더 많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통계에 따르면 영어를 능숙하게 구사하는 사람은 현재 8억2300만 명에 이른다. 그 가운데 제2언어로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4억9500만 명으로 60%에 달한다. 다시 말해 유창한 영어를 구사하는 사람은 본토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다.

문제는 영어를 제2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의 영어는 정통 영어와 많은 차이를 보인다는 것이다. 영어를 중국어와 결합해 사용하는 싱가포르의 경우가 좋은 예다. 싱가포르에서 사용하는 영어는 단어·문법·발음 등에서 정통 영어와 큰 차이를 보인다. 영어를 제2언어로 활용하는 유럽 대륙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영어는 과거 라틴어가 걸어온 운명을 따르게 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언어학자들이 많다. 영국의 응용언어학자 데이비드 그라돌(David Graddol)도 그 중 한 사람이다. 영어의 미래연구 권위자인 그는 앞으로 영어를 말하는 사람은 늘지 모르지만 그 위력은 상당히 줄어들 것이라고 예견했다.

더불어 영어의 미래는 복잡하고 상당한 문제를 안게 될 것이며, 라틴어와 똑같은 변화를 거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라돌은 나아가 중국어가 아시아 다수 국가와 유럽·미국 등지에서 새로운 필수 언어로 부상할 것이며, 중국어에 이어 인도의 힌두어, 아랍어, 그리고 스페인어가 부상하면서 영어는 이러한 힘센 언어들 가운데 하나로 남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라돌의 주장은 한마디로 ‘세계언어’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재 막강한 위력을 발휘하는 영어와 같은 언어는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중국어·힌두어·아랍어·스페인어 부상

로마제국의 등장으로 세계언어가 되었던 라틴어는 서기 300년쯤부터 500년 동안 여러 지역의 사투리로 갈라진 뒤 800년쯤에는 서로 소통할 수 없는 언어로 바뀌었다. 오늘날 이탈리아·스페인·프랑스 등의 언어가 바로 그런 과정을 거쳐 태어난 것이다. 이처럼 영어도 제2언어로 사용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남에 따라 라틴어처럼 지역마다 다른 모습의 언어로 변질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얄궂게 표현해서 영어가 갈기갈기 찢어질 수 있다는 말이다. 그나마 영어의 미래를 인구 10억 명에 육박하는 인도에 걸어보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인도는 영어를 제2의 모국어로 쓰고 있기 때문에 적어도 정통 영어는 인도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게 될 것이라는 추측이다. 물론 이처럼 영어가 라틴어처럼 전혀 다른 여러 개의 언어로 분화할지, 아라비아어처럼 방언은 있지만 단일언어로 존속하게 될지 확실하게 예측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영어가 어떤 형태로든 변화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하다. 이는 영어의 지배력 약화를 의미한다. 2008년 2월 과학 학술지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영국 리딩대의 마크 페이절 교수는 새로운 언어가 형성되는 과정을 분석했는데, 앞으로 100년 이내에 영어의 새로운 모습이 드러나게 될 것 같다고 주장했다.

영어의 암울한 미래는 비단 외부적 요인만이 아니다. 본토에서도 문제는 심각하다. 미국은 원래 다민족, 다문화 국가다. 원래 안고 살았던 문제다. 그러나 다시 최근 수없이 몰려드는 이민자로 인해 정통 영어가 사라지고 있다는 한숨 섞인 소리가 끊이지 않는다. 정통 영어를 쓰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하소연이다.

인터넷 사회가 지속되는 한 영어는 영원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속을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인터넷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그러나 영어로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다. 더구나 인터넷 영어는 또 하나의 변질된 영어에 불과하다. 구글(Goole)이 사활을 건 통역기가 개발되면 인터넷에서마저 영어는 거의 필요 없는 존재가 된다.

현재의 구글 통역기는 수준이 형편없다. 그러나 점차 나아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우리나라 말과 언어체계가 다른 영어는 그렇지만 일본어의 경우는 상당히 쓸 만하다. 이러한 이유에서 ‘인터넷 전도사’ ‘인터넷의 아버지’로 통하는 빈트 서프 구글 부회장은 2007년 서울을 방문했을 때 영어의 미래에 대한 필자의 질문에 “인터넷에서 영어의 득세는 계속되지 않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인터넷에서 영어의 득세가 사라진다는 것은 영어의 몰락을 의미하는 것과 같다. 어떤 이유로든 영어가 지금처럼 위력을 발휘하지는 못할 것이다. 인터넷사회가 진전되더라도 영어는 점차 세력을 잃어갈 것이다. 그렇다면 자존심 상하는 영어 공용화 논의도, 혀수술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찢어지게 가난한 인도인의 구강구조를 닮기 위해 혀를 수술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륀지 파문’도 자취를 감출 것이다. 이제 영어가 과연 우리에게 무엇을 의미하는지 진지한 성찰이 필요할 때다. 부모의 등골을 휘게 만드는 수십 조원에 달하는 영어몰입에 들어가는 비용도 함께 말이다. 영어정책과 관련해 뒷북이나 치는 우려를 범해서는 안 된다.

영어의 알파벳은 계속 남을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영어의 강세를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핸드폰은 훌륭한 영어다. 앞으로 ‘무전여행’이 영어로 뭔지 잘 모르면 ‘no money travel’이라고 해도 된다. 상대가 모르면 말고.<월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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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근 과학 칼럼니스트.

미래사연구가. 부산대 졸업. 前 <코리아헤럴드> <중앙일보> 기자.
인문학과 과학이 결합한 각종 칼럼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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